원시적인 조각 Text Audio /2
이름
영혼을 준비하였나이다 아버라스시여. 몰락한 종족의 염소 왕이시여. 귀한 제물을 바치오니 이를 받아 주소서.

영혼을 포식하는 순간 진정한 깨우침의 황홀감이 찾아온다고 하니, 이 땅의 모든 피식자를 발굽 달린 자들이 정복할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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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이 인간의 내면을 연구하며 슬픔과 사랑과 증오를 주제로 삼았다. 하지만 공포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가장 진실한 모든 인간의 감정이라 할 만하다. 허울을 벗고 나체가 되어, 광대하고 무정한 야생에 던져지면 단 하나 남는 감정이 바로 공포이므로.

문명은 옷과 같다. 진정한 본성을 감추기 위해 해 입는 옷이다.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겁에 질린 아이가 될 수 있기를! 그리하면 모든 것이 부질없고 모든 것이 결국은 죽음이라는 것을, 순식간에 이해하게 될 테니. 그 뒤는 없다. 유예도 없다. 삶이 공포이며 공포가 삶인 것이다.
- 유굴의 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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