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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옛날부터 이어져 온 단단하고 불변하는 돌이다. 반면에 우리 인간은 표면을 따라 흐르며 그 안으로 스며들기 전 잠깐의 흔적밖에 남기지 못하는 물줄기에 불과하지. 우리네 삶은 너무나도 짧은지라, 애써 남기는 변화의 흔적마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비도 돌을 깎아낼 수 있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돌의 모서리를 서서히 잘라내지.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위대한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돌에 유용한 형태를 부여할 안내가 없이, 오로지 자연의 힘만이, 혼돈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면? 비의 방향을 직접 인도할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운명을 제약하는 덧없는 삶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에게 어떠한 가능성이 열리게 되겠는가? —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