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친애하는 랜들렌,
이 기묘한 곳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듯싶어. 안내인이라는 작자는 이리로 오는 데 썼던 장치가 고장 났으며 고칠 수 없는 상태라고 그러더군.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찾으려면 기적이라도 일어나야 한다나. 너도 알다시피 기적이 흔한 일은 아닌데 말이지.
어느 용감무쌍한 탐험가들이 여길 찾아내서 이 편지가 너한테 전해지기를 바랄 뿐이야. 앞으로 천년의 세월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찰나의 순간만이라도 너와 함께할 수 있기를, 내 손에 쥐어진 그 손을 다시금 느낄 수 있기를 바랐어. 템플러의 법정에 함께했던 지난날처럼 운명이 이끌어 주리라 생각했건만. 그런 바람보다는 의무를 우선시해야 했어.
내가 했던 일들은 전부 네 안위를 위함이었음을 알아줘.
행복을 찾길 기원할게.
영원한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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