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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풍부하던 젊었던 시절에, 나는 황실의 혈통이 고귀하다고 믿으며 용기를 얻곤 했다. 멍청한 신하가 지겹도록 언급했던 '신의 피'가 이어져 온 것이라 생각했지.
불행히도 나의 신의 피는 다른 이에게 이어지지 않을 모양이었다. 어리고 순종적인 수많은 처첩과 시도해 보았지만, 나의 고귀한 씨앗은 도통 뿌려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나의 영광스러운 후계자로 선정해야 하겠는가? 후보라는 이들이 고작 평범과 광기 사이를 오가는 모습에서, 나는 상황이 상당히 곤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행운이 나의 손을 이끌었다. 사안 장서관의 가장 조용한 구역에서도 잊혀진 선반의 잊혀진 책으로. '고대 아즈메리의 승천에 대한 전통'이라는 제목이었다.
그 뒤는 다들 알듯이, 역사가 되었다."
- 이자로 프레시우스 황제 — 읽기 |
"아즈메리는 힘과 지혜와 영혼을 견주어 지도자를 선출했다고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문화권이다.
최초의 군주의 시험은 야생 동물과 각종 덫으로 가득한 미로였으며, 이는 아즈메리 지도자 후보의 심신과 영혼을 시험하려는 것이었다.
미로의 역경을 극복하면서, 용사는 자신이 지도자의 무거운 짐을 견뎌낼 수 있다고 증명하는 것이다.
초기의 시험은 단순했던 시대를 반영하듯 방식 또한 간단했다. 아즈메리 문명이 번창하고 복잡해질수록, 시험의 장소 또한 단순히 위험한 미로에서 갈피를 잡기 힘든 미궁으로 발전하였다.
아아, 초대 황제이신 베루소께서 자신을 증명하셨던 미궁에 대한 묘사는 남아있지 않구나. 상당히 볼만했으리라고 상상만을 할 뿐이다."
- 이자로 프레시우스 황제 — 읽기 |
"아즈메리인들은 가장 완벽한 생존자들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들은 레이클라스트에서도 가장 험난한 산맥에서 핏줄을 이어간 것이다.
유감스럽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내 생각은 다르다. 그러한 환경이 그들을 완성했으며, 그 후손인 우리를 만들어냈으므로.
그러니 아즈메리인들이 군주의 시험을 도입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매 순간이 생존에 대한 도전인 환경에서, 사람들은 권력에 관하여 빠르게 이해하지 않았겠는가.
강인한 지도력은 존재와 소멸 사이에서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어리석은 지도력은 그러한 틈 사이로 부족을 밀어 넣어 빠트려버린다.
아즈메리인들이 산에서 내려와 비옥한 대륙 중앙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자, 훨씬 온화한 환경에서 만반의 상태로 엄청난 번영과 확장을 이룩해냈다.
이는 지금의 풍요로운 시대에서 빈곤이 우리에게 박차를 가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교훈이 아니겠는가?"
- 이자로 프레시우스 황제 — 읽기 |
"군주의 시험이라는 풍습은 제국의 초창기에 잠시 유지되었다. 하층민 군단병 출신이셨던 카스피로께서 다른 모든 고귀한 혈통의 경쟁자들을 뚫고는 홀로 미궁을 탈출하여 베루소 님의 후계자가 된 것이다. 심지어 탈락한 후보 중에는 초대 황제의 외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카스피로 님은 베루소 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자신이 모든 면에서 황제에 적합함을 증명하셨다.
아아, 오만함으로 가득 찬 이들이 제국 자체보다 자신의 혈통을 중요시한 탓에 의해 군주의 미궁은 변질되고 말았다. 혈통을 타고 이어지는 이기심의 대가를 제국이 치르는 것이다. 천 개의 리본의 밤으로. 고귀하다는 핏줄인 로미라 황제의 식인으로.
더는 안 된다. 나 이자로 프레시우스는 제국에 정의를 되찾아올 것이다. 아즈메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의 미궁을 건설해, 후계자의 선택을 여신께 맡길 것이다.
군주의 미궁이 이기적인 자들의 피에 흠뻑 젖은 뒤에야 진정한 지도자가 옥좌에 오르게 되리라."
- 이자로 프레시우스 황제 —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