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조각 Text Audio /1
이름
...제발 부탁이야 머큐시오. 우리 사이에 우정이 눈곱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면, 제발 이번 한 번만 도와줘. 내 배가 있기야 하지. 하지만 그건 낚시용 선박이라고! 내가 가야 하는 곳으로 몰아갈만 한 배가 못 돼. 아내가 위험해. 미친놈이 하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건 알지만, 염수왕이 직접 애비를 납치해갔다고. 옛이야기에도 나오잖아! 자기 아내로 삼으려는 게 분명해!

머큐시오. 제발 부탁이야. 요즘 유망한 상인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배 한 대만 빌려주지 않겠나? 아내를 구할 수 있도록, 늦었더라도 그 시신이라도 뭍에 묻을 수 있도록 말이야. 내 마음에 불길처럼 이는 이 광기를 제발 잠재울 수 있도록 도와주게.

매일 밤 꿈을 꿔. 창백하고 미끄러운 무언가가 저 검은 바다 아래에서 내 배를 쫓고 있어.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결국은 보게 되지. 그러면 슬픔과 그리움으로 가득 찬 두 눈이 보여. 머큐시오, 그건 바다 생물의 눈이 아니야. 신이시여... 애비의 눈이라고.
- 걸튼의 벤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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