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e
- 칼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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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구르의 사제들은 신이 아니라 지식을 섬겼다.
Uniques##Faithguard
- Colonisation of Wraec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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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시무시하고 강력한 전사였지. 캐디건 3세는 보라나를 왕가의 전사로 삼으려 했지만, 그녀는 그를 데리러 온 사람들을 전부 때려눕혔어. 결국 왕은 보라나를 뜻대로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그녀에게 용병 계약서를 줬지. 하고 싶은 대로 임무를 수행할 자유를 보장받은 그녀는 칼구르에 여러 차례 대승을 안겨 줬어. 나는 자신만의 길을 걷는 이들을 존중하지.
그녀가 레이클라스트에서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는 예감이 들어. 그렇게 열정적인 영혼은 전설에 남을 싸움 없이는 사라지지 않기 마련이지. -
나는 도의상 메드베드와 끊어진 원의 드루이드의 운명을 알아내야 해. 그들은 과거를 들여다보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믿었지. 그게 정말이라면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능력이야.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을 테니... 하지만 그게 정말 좋은 일일지는 모르겠어. 메드베드와 자연 신비술사들 생각대로 시간이 정말 원이라면, 우리는 삶을 영원히 반복할 운명인 것 아니겠어? 그게 사실이라면, 운이란 존재하지 않는 거겠지. 확률도 없고, 인간의 의지도 없고. 모든 삶은 그저 반복되는 연극일 뿐인 거야. 별로 내키지 않는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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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잔혹한 봄이었어라! 어두운 달밤, 휑한 눈의 마귀가 목숨을 하나 더 앗아갔다. 이번에는 두 번째 통과 의례를 치른 후에 전사 훈련을 받을 예정이었던 젊은 아가씨였다. 초기에는 많은 이들이 이 저주받은 땅의 괴물들에게 죽어 나갔지만, 나는 우리가 정화 의식을 통해 어둠을 정복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었다. 독성이 없는 식량을 확보하는 것과 밤의 종자들로부터 몸을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이 저주받은 땅은 마치 우리의 승리를 보고 배우기라도 하는 듯, 우리의 방어 수단을 무력화할 수 있게 그 괴물들을 조금씩 변형시켰다. -
이에 메드베드와 그의 자연 신비술사들이 새로운 전술을 개발했다. 본래 교리가 금하는 방법이었으나, 그는 이곳 괴물들의 신체 능력이 빠르게 강해지며 변해 가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메드베드는 우리의 실수가 임무를 완수하지 않은 데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가장 강한 놈들을 빼고 뒤틀린 보르니쿨리아를 모두 물리쳤는데, 그때 살아남은 놈들에게서 생겨난 놈들이 그 위험성을 물려받았다. 최후의 승리를 거두고 번창하는 마을들을 지켜 내려면, 놈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야만 했다. 자연의 한 자락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파멸의 손아귀는 우리의 숨통을 더욱 조일 뿐이라면서. -
보르니쿨리아는 완전히 씨를 말렸으니 이제 그 독기로 이 땅을 물들이지 못하리라. 이 저주받은 땅의 그림자 속에서 그 외에도 수많은 밤의 종자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작은 승리도 승리이긴 매한가지다. 나의 기사들과 보라나의 부하들은 실력이 뛰어나, 숲과 잡목을 태우는 과정에서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다. 드물게도 애도할 일이 없는 날이다.
이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에 생각이 미친다. 휑한 눈의 마귀... 그것은 난생처음 보는 종류였다. 그 마귀 역시 횃불과 칼로써 이 세계에서 사라지도록 해야만 한다. -
휑한 눈의 마귀를 쫓던 태양의 기사단은 절반이 언덕 위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나는 검으로 그것의 목을 똑바로 베었는데, 상처에서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귀가 수많은 이빨로 포식을 하는 것은, 먹이를 먹고 목숨을 부지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희생자의 비명을 들으며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마귀의 썩어 가는 얼굴에 뚫린 두 개의 구멍을 보고,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내 종자를 물어 동강 내면서... 나를 보고 미소 지었다.
필멸자의 불길은 놈을 그슬리지 못했고, 필멸자의 무기는 피 한 방울 내지 못했다.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싶은 유혹이 느껴진다. 메드베드와 그의 자연 신비술사들은 이곳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교리를 포기했다. 지금, 나 역시 그래야만 한다. 산지 사람들은 우리에게 힘을 지닌 마석을 조심하라 경고했지만,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
대단해! 황홀하다! 나는 형편없던 검의 자루에 금단의 마석을 끼운 채로, 깊은 밤 홀로 길을 나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귀의 머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놈은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웃고 있었으나, 이제 내게 정복당한 신세다. 검 공격이 빗나갔는데도, 마석은 나의 분노를 응축시켜 별빛으로 뿜어내 치명적인 타격을 날렸다.
이런 힘을 거부하다니 우리가 어리석었다. 그 실수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받았다. 서광이 나무 꼭대기를 비추면, 나는 살아남은 태양의 기사단에 금단의 마석을 더 찾으라고 명령할 것이다. 드디어, 이 땅을 정복하여 영원토록 안전한 곳으로 만들 때가 됐다. -
한 두건을 쓴 여인이 광장에서, 휑한 눈의 마귀의 머리가 꽂힌 창 아래에서 메드베드에게 말했다. "그 말은, 신앙을 잃었다는 뜻입니까, 고위 드루이드여?"
이에 메드베드가 대답했다. "과거를 탐구하지 않는 자는 과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나, 과거를 탐구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미래가 아예 없습니다. 원이 끊어졌습니다."
그러자 여인은 두건을 벗고 검은 낫 용병단의 단장인 보라나로서 답했다. "그러면 함께 무기를 들고 함께 싸워 나아가며 과거와 미래 사이의 간극을 메워 보지요."
메드베드는 보라나가 선물한 도끼 두 개를 받고 드루이드들에게 전투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도끼에는 손잡이에 마석이 박혀 있었기에,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
끊어진 원의 드루이드와 검은 낫 용병단은 휑한 눈의 마귀와 싸우느라 전력의 절반을 잃은 태양의 기사단을 지원하여, 변경 지역 근처에 군세를 집결시켰다. 별빛 방벽은 넓게 뻗어 있었지만 약했고, 새로 힘을 얻은 전사들은 마석의 힘을 사용해 밤마다 찾아오는 괴물들을 막아 냈다. 이런 교착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고, 그동안 많은 영웅들이 무공으로 명성을 떨치기도 하였다. 한편 메드베드와 보라나의 딸 아네스트는 고향으로 가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첫 번째 통과 의례를 앞둔 올로스의 아들이 아네스트의 보호자로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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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나면서 공포가 전군을 휩쓸었다. 뒤틀린 괴물들 무리에 우두머리가 생긴 것이었다. 그자는 지능적인 판단을 내리고 지휘를 할 수 있었다. 괴물들은 별빛 방벽이 가장 약한 곳이나, 정찰대가 지나가지 않는 곳을 노려 공격하기 시작했다. 입 밖에 내기도 저어되는 끔찍한 생각에 사로잡힌 메드베드는, 어둠 속으로 전령을 보냈다. 전령은 용케 양피지를 가지고 살아 돌아왔다.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보고 자신의 우려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된 메드베드는 깊은 밤, 적의 우두머리에게 결투를 청하러 떠났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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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건을 쓴 여인이 광장에서, 휑한 눈의 마귀의 머리가 꽂힌 창 아래에서 우트레드에게 말했다. "어째서 사제들이 올로스를 덮쳤다고 생각하십니까?"
우트레드는 답했다. "왜 올로스가 밤마다 몰래 나갔다고 생각하오? 그가 뒤틀린 괴물들의 우두머리가 되었기 때문이오. 낮에는 우리 편에서 싸우고 밤에는 저들을 위해 싸운 거요."
그러자 여인은 두건을 벗고 검은 낫 용병단의 단장인 보라나로서 답했다. "그런 말을 하다니 당장 죽여 주마."
낫이 턱밑까지 들어오자 우트레드가 말했다. "날 죽이겠다면 일주일 후에 죽이시오. 올로스가 저 유리 관에 누워 있는 동안 적들이 힘이 빠지거나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이면 내 말이 옳은지 틀린지 알게 될 거요."
이에 보라나는 이렇게 답했다. "만약 그 말이 틀리다면 휑한 눈의 마귀에게 너를 먹일 것이다."
그리고 보라나는 자리를 떴다. 그 주에는 적이 힘이 빠지거나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우트레드는 힘을 지닌 고대의 터로 피신했다. -
중심부에 있는 마을들은 갑작스러운 인파에 혼잡해졌고, 사면초가에 몰린 태양의 기사단과 검은 낫 용병단, 끊어진 원의 드루이드들은 모두 후퇴했다. 별빛 방벽은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말았다. 보라나는 급히 제단으로 갔지만 트리스켈리온의 불길은 그 자리에 없었다. 항구에 있던 배는 모조리 불타거나 가라앉았고, 오직 한 척만이 남아 항구에서 나가고 있었다.
보라나는 사람들에게 외쳤다."배신자 우트레드가 불길을 훔쳐 갔다!"
사람들은 사방에서 거리를 좁혀 오는 괴물들을 보며 절망에 빠져 울부짖었다. 별빛 방벽이 없다는 것은, 완전한 무방비 상태라는 뜻이었기에. 중심부 마을은 벽과 무기로 보호받는 요새가 되었지만, 그 누구도 나갈 수는 없는 무덤이 되고 말았다. 많은 이들이 올로스가 잠든 곳으로 몰려갔지만 그의 유리 관은 깨져 있었다. 배신자 우트레드의 주장과 달리 올로스는 어둠 속에서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믿어야만 한다. -
보라나는 그대로 일어나 벽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낫을 크게 휘두를 때마다 밤의 괴물들이 우수수 쓰러졌다. 그들도 보라나의 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녀는 우리를 향해 외쳤다. "저는 흉물이 하나도 빠짐없이 죽어 쓰러질 때까지 쉬지 않겠습니다!"
우리 중에는 보라나가 이 버림받은 땅에서 혈혈단신으로 괴물을 모두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다. 혹시라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빠져나갈 구멍은 하나 있다. 가장 늙은 노인보다도 더 오래되고, 땅속에 묻혀 있어 감히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최후의 수단이 있다.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이 땅에서 우리의 명맥이 이렇게 끝이 나지는 않으리라. 밤이 내리지만, 새벽은 반드시 오리라. -
우리 민족의 역사 최후의 시기에, 수석 기록자는 다가오는 종말로부터 탈출하려고 남은 생존자들과 함께 달아났다네. 이게 바로 그의 일지라네, 유배자여! 이걸 보면 성배단이 무언가 발견했다고 하네... 웬 정체 모를 유물이었는데... 이 기록자가 아는 것이라곤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들도 그것의 힘을 알아채고 그 주변에 성소를 지었다는 것 뿐이었다네.
우트레드가 보라나의 분노를 피해 도망쳐 간 곳이 그곳이었지. 생존자들은 그곳에 가면 우트레드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기록은 목적지를 바로 앞에서 끊긴다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나? -
네가 찾은 문헌에 의하면, 보라나가 최후의 항전을 펼치는 동안 레이클라스트에 있던 나머지 칼구르인들은 힘이 깃든 고대의 장소를 통해 탈출하려 했던 모양이야. 그곳에는 우트레드가 기다리고 있었지...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제 우리도 알게 됐고. 우트레드 역시 광기의 타락에 굴복하고 말았어. 분명 그가 문턱에서 한 명도 빠짐없이 죽였겠지만, 그를 돌파해서 탈출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군.
하지만 아직 궁금한 점이 있어. 우트레드는 처음 마석이 부정하다고 주장했던 이들 중 한 명이잖아. 우리가 찾은 기록에 의하면 한 번도 마석을 사용한 적도 없고. 그러면 언제, 왜 광기에 빠진 걸까? 대체 어떤 광경을 목격했길래 정신이 붕괴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