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자가 돌아왔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었어? 게다가 카루이 전사라니. 어릴 적 어머니께 들었던 이야기 속의 투코하마처럼 적들을 쓸어버리려 천상에서 내려온 건가. 당신의 '거룩한 중재'가 주위를 분산시킨 덕분에, 탑을 점령할 수 있었어. 계속 그렇게만 해준다면, 신을 다시 믿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 소개 |
유배자가 돌아왔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었어? 게다가 템플러라니. 어릴 적 어머니께 들었던 이야기 속의 라마코처럼 적들을 초토화하러 햇빛 속에서 걸어 나온 건가. 당신의 '거룩한 중재'가 주위를 분산시킨 덕분에, 탑을 점령할 수 있었어. 계속 그렇게만 해준다면, 신을 다시 믿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 소개 |
유배자가 돌아왔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었어? 어릴 적 어머니께 들었던 이야기 속의 히네코라처럼 적들의 영혼을 거둬가기 위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른 건가. 당신의 '거룩한 중재'가 주위를 분산시킨 덕분에, 탑을 점령할 수 있었어. 계속 그렇게만 해준다면, 신을 다시 믿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 소개 |
하나 남았던 간수를 처리해줘서 고마워. 몸집이 고래만한 녀석이 이 땅에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겠다니까. 탑을 점령하던 당시에 여기 없었단 게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야. 놈이 자리를 지켰더라면, 우리는 빵에 바른 버터처럼 바닥에 짜부려져 있어야 했을걸.
이걸 받아줘. 희망조차 없었던 싸움을 도와준 보답이야. — 간수 크로우 |
고마워. 당신이 카스티쿠스를 죽여준 덕분에, 우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어.
놈의 눈을 뽑아오라고 했던 건... 미안하게 생각해. 우툴라가 괴팍한 짓을 시켰던 건 오리아스 출신의 여인을 오랫동안 바라봤다는 이유로 두 눈이 지져진 카루이 사내를 기리기 위함이었어. 이건 전쟁이잖아. 복수 정도는 뒤따르는 법이라고.
우릴 도와준 보답이니, 이걸 받아줬으면 해. — 카스티쿠스 법관 |
몇 달을 계획했던 일이었어. 소문을 퍼뜨리고, 무기를 훔쳤으며, 힘을 보탤 세력을 모았지. 더러운 일은 우툴라와 그의 추종자들이 도맡았어. 나는 여기저기로 소식을 퍼날랐을 뿐이었고 말이야. 진짜 싸움이 시작되면, 지옥이 펼쳐지리란 사실을 알았어야 했는데.
해가 떠오르기 전, 야음을 틈타서 쇠사슬을 끊고 간수들을 닥치는 대로 목졸라 죽였어. 덕분에 햇빛이 테오폴리스를 비출 무렵에는 수용소를 손에 넣을 수 있었지. 하지만 그뿐이었어. 분노만으로 차가운 검날과 냉혹한 심장을 가진 이들을 상대할 수는 없던 거였다고. — 반란 |
대의를 위해서 목숨 바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 법이지.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어?
우툴라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야. 처음 만난 이후로 쭉 사람들을 돕는 데 필요한 일에만 힘썼을 정도니 말이지.
혼자 도망칠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한 사람이기도 해. 나마카누이로 가는 배를 타고, 뒤돌아보지 않은 채로 떠날 수도 있었지. 그런데도 여기 남아서 자유의 투사 노릇을 하고 있어. 설령 이 상처로 죽게 되더라도, 카루이의 길을 따르는 우툴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니 다행이야. — 우툴라 |
이 얘기를 털어놓지 않는다면, 우툴라가 무어라 거짓말을 했는지를 밝혀내지도 못하겠지. 당신이 최후의 일격을 날려, 템플러의 힘을 깨부술 때의 일이었어. 우툴라가 몸을 돌려, 그런 얘기를 하더군.
"왕께서 찾아오셨어. 잔뜩 굶주린 채로 말이지. 그분께 바칠 연회를 준비해야겠군."
그리고는 추종자들을 모아서 모습을 감췄어.
어디로 갔냐고? 오리아스 광장으로 가봐. 비명이 들리는 곳으로 가면 되니, 따로 길잡이도 필요없을 거야. — 우툴라 |
배신자를 선조님의 곁으로 보내버렸단 말이지? 선조들께서 무어라 꾸짖으실지 궁금해지는걸. 내 {하툰고}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선조님의 곁으로 가기 전에 기나긴 고난과 고통의 길을 따라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만큼은 확실해 보이는군.
우툴라가 고난의 길을 걷는 동안 당신은 키타바의 아가리에 발을 들이밀도록 해.
그리고 키타바가 무얼 꾸미는진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명심해둬. 놈은 인내심이 강해. 히네코라의 왕국에 자리한 심연 속에서 버텨왔을 정도로 말이야. 그런 놈이니 굶주림이 역병이 되어 퍼져나가고 자신의 하수인들이 다시 모여들 때까지... 그렇게 수백 번을 참고 또 참았다가 연회를 끝마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모습을 드러내겠지. 오리아스는 전채 요리에 불과해. 놈이 진정으로 맛보길 원하는 건 이 세상 전부니 말이야.
그래. 당신은 전설로 전해지던 이들을 베어넘긴 영웅이잖아. 이제 신마저 베어넘길 수 있을지 보자고. — 우툴라 |
바일렌타가 없었다면, 난 진작에 죽었을 거야. 은혜를 보답할 때까지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군. 그나저나 어떻게 보답하지? 우툴라가 바일렌타의 목을 베어버리지 못하도록 설득이라도 해야 하려나.
쇠사슬을 끊어버렸을 때에, 과거 역시 청산한 거 아니냐면서 말이야. — 바일렌타 |
배넌은... 예상과는 딴판인 사람이었어. 이제껏 상대해왔던 템플러와는 동떨어진 녀석이었거든. 이노센스에 대해서 하는 말에 동조하게 되더라니까. 이노센스를 어떻게 섬겼으며, 어떤 힘을 보상으로 받게 되었는지를 말하는데... 신의 은총을 받은 게 그 헌신 덕분이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어.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야? 신은 신이어야 하잖아. 축복이나 천벌을 내려야지, 그 반대일 수는 없는 거라고... 그런데 배넌만큼은 무언가 달라 보여. — 배넌 |
아버지 밑에서 배달부 노릇을 할 무렵에는 대성당 광장을 하루에도 골백번씩 오가곤 했어. 날씨가 좋을 때에는 오리아스의 상류층으로 붐비는 곳이었지. 다들 햇빛을 쬐면서, 자신의 고결함을 뽐내기에 바빴다니까. 보기에 따라서는 장관이라 할 수 있는 광경이었어. — 오리아스 광장 |
당신은 인정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템플러의 압제로부터 우릴 구해줬잖아. 아직은 악의 하수인을 처리한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이걸 받아줘. 다가올 위협에 대비하는 데 필요할 거야. — 고위 템플러 아배리우스 |
왕의 연회는 깨달음이 부족했던 시기에 시작된 고대의 의식이야. 카루이가 길을 따르기도 전에 만들어졌지. 다른 부족을 정복하는 데 성공한 이들이 왕을 위한 연회를 준비하는 데서 기원했다더군. 연회의 주식은 패배자의 살점 중 자연스레 배어나오는 달콤함과 부드러운 육질을 갖춘 물건으로 엄선했어.
그 살점으로 배를 불렸을 때야말로, 두 부족이 하나가 되는 때라고 여긴 거겠지.
테오폴리스에서도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키타바 부족이 오리아스 부족을 집어삼키고 있거든. 놈들은 두 부족을 하나로 합칠 때까지 연회를 끝내지 않을 작정이야. — 왕의 연회 |
우툴라가 키타바에 대해서 뭐라 했는지 기억나?
"키타바는 고통받는 자였어.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킬 운명을 지녔으니... 그분의 자식인 우리도 곁을 지켜야 해."
너무나도 맑았던 눈과 너무나도 환한 미소 속에 악의를 숨겼던 거야. 그는 친절 속에 교활함을 감춘 자이자, 자유의 가면을 쓴 정복자였어. 희망을 좇고 있던 나는 그 사실을 간파하지 못했고 말이야.
교단은 단 하나만을 염원하던 집단이었어. 아버지의 모습을 본따서 다시 태어나길 원했지. 키타바의 자식들이자, 교단의 첫 번째 세대로 말이야. 당신이 나서주지 않는다면, 놈들은 야욕을 달성하고 말 거야. — 키타바 숭배 |
키타바는 오리아스에 흩뿌려진 살점과 골수를 전부 빨아먹은 다음, 나마카누이와 카루이 군도에서 끝없는 굶주림을 풀고자 할 거야.
카루이라면 온 힘을 다해서 맞서 싸울 테지만 결국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게 되겠지. 이 상황을 타개할만한 보물 세 가지가 있어.
템플러가 나마카누이를 공격했던 시기에 빼앗겼던 보물이지. 히네코라의 머리카락으로 짠 채찍과 투코하마가 자기 입에서 뽑아낸 이빨, 발라코의 턱뼈로 만든 낚싯바늘이야. 현재는 '키타바의 고난'이라고 불리며 오리아스 광장의 성유물 보관실에 안치되어 있는 상태고. 거기 있는 학자에게 편지를 전하러 가던 중에 본 적이 있으니 확실해.
키타바의 하수인들이 마수를 뻗치기 전에 성유물 보관실에서 그 보물들을 되찾아줘. — 키타바의 고난 |
우툴라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않았던 이들도 있었어. 배를 훔친 다음, 곧장 나마카누이로 떠나려고 했던 자들 말이야. 이 정도의 공물이라면 발라코의 축복을 받아 순조롭게 항해하는 데도 충분해 보여.
하지만 그들과 함께 가진 않을 거야. 오리아스에 내린 저주를 푸는 데 힘쓴 몸이니, 남아있는 것들도 살펴봐야 하지 않겠어?
이걸 받아줘. 카루이의 길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데 대한 보답이야. — 키타바의 고난 |
여태 살아 있었군. 뭐, 그건 키타바도 마찬가지지만 말이야. 그러니 어떻게 해야 되겠어?
당신이라면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지. — 키타바 |
탕아의 귀환이네... 우리를 해방시켜줄 무기라도 가져온 거야? 네가 떠나고서 굶주린 자의 허기는 커져만 갔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걱정이야.
키타바는 이곳을 거의 다 부숴놨고, 지금은 죽고 없는 우툴라의 광신자들은 도시 전체를 장악했지. 죽음의 어머니 히네코라의 발톱을 피해 발 디딜 곳도 이젠 거의 남지 않았어. — 인사 |
네 눈을 보면 알 수 있어. 왜 우리가 감시탑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건지 궁금한 거잖아. 끔찍한 사실 하나를 알려줄게. 탑은 점령당했어. 그 마녀 바일렌타 때문에. 몰래 사다리를 내려서는 키타바의 광신자들을 우리가 잠자는 곳까지 끌어들이더라.
나는 배넌이랑 겨우 목숨만 건져 탈출해서는 놈들의 목을 수없이 잘랐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었어. 결국 포위되었고, 배넌이 틈을 만들어낸 사이에 겨우 도망쳐 나온 거야. 마지막으로 배넌을 봤을 땐 지붕 위에서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혹시 네가 그쪽으로 가게 되면 찾아서 구해줄 수도 있겠지. 그... 템플러에게 호감이 조금 생기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마후의 불이 타오르고 있었어. 그 불을 잃었다가는 우리에겐 아무런 승산도 남지 않을 거야. — 배넌 |
배넌이 멀쩡하게 살아남았네. 얼마나 고마운지 도저히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야.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난 진작 정신이 나갔을지도. 그리고 목숨도 잃었겠지. 우리 둘의 감사의 표시니까 부디 받아줘. — 배넌 |
바일렌타는 애초에 제정신이 아니었어. 예전부터 밤중에 보이지도 않는 뭔가에 겁에 질려서는 자다가 우는 소리가 자주 들리더라고. 마음 같아서는 진작 거리로 내쫓아서 미친 것들끼리 놀도록 만들고 싶었는데, 배넌이 거절하는 바람에... 그 사람만 내 말을 들어줬으면...
그년 생각에는 우리를 키타바에게 바치면 그 굶주린 놈이 자기를 잘 좀 봐줄 거 같았나 봐. 키타바 입장에서야 뭐 구경은 했겠지. 그런데 그래서 그년이 뭐가 됐는지를 보면 악몽이 따로 없어. 아마 바일렌타의 악몽이려나? — 바일렌타 |
네가 돌아온 덕분에 다시 한번 정비를 할 수 있었어. 그런 김에 부탁 하나만 더 하자. 배신자 바일렌타를 찾아서 죽여줘. 기왕이면 직접 시체로 만들어서 반란에 대해 복수를 하고 싶기는 한데, 키타바가 힐끗 봐준 덕분인지 더는 사람이라고도 못할 기괴한 뭔가가 되어버려서. 반드시 막아야 해. — 바일렌타 |
사냥이 성공적이었나 본데! 바일렌타가 죽었다니. 당연히 연회라도 열어야겠지만, 그런 걸 벌일 재료는 진작 뱃속에 들어간지라. 이걸로 만족해줘. — 바일렌타 |
저들의 신이 나타나기 전부터, 우툴라와 광신자들에게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어. 키타바가 저 끔찍한 연회를 벌일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려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했었지. 나도 멍청해서는 그 얘기를 무슨 카루이 민족의 자유를 상징하는 이야기라는 식으로 받아들였던 거야. 그런데 정작 예언이 이루어지고 나서는, 광신자들은 아예 실성해버렸네!
자기네 종교의 종말의 순간이 경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기는커녕 곧바로 찾아올 거라는 사실은 뭐 받아들이기 어렵긴 하겠지만. — 키타바의 광신자 |
다른 생에서는 아마 릴리랑 같이 바다에서 배를 몰았을 거 같은데. 같이 있는 것도 같이 얘기하는 것도 즐거워. 걔는 모험을 굉장히 좋아하고, 진짜 대책 없이 낙관적이더라. 상황이 안정되면 친구로 지내고 싶어. — 릴리 |
릴리가 자기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정도까지 웨일럼이랑 같이 얘기하는 게 굉장히 즐겁고 그러지는 않은데, 그래도 릴리가 좋아하니까 어지간히 지독한 일만 아니면 그럭저럭 지내보려고. — 웨일럼 |
배넌은 내가 굉장히 존경했던, 어쩌면 사랑했던 남자였어. 우리를 떠나 죽음의 어머니 히네코라의 품으로 갔다니 마음이 아프네.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을 주려고, 자신의 신념을 다하려고 스스로 희생한 거잖아. 그래도 그 덕분에 다시 태어났다는 이노센스라는 신은 사실 좀 불편해. 과오를 뉘우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해도, 그래서 용서해줘야 한다거나 필요 이상으로 이 땅에 남도록 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도무지 들지가 않아. — 이노센스 |
네 어깨 위에 있다는 검은 천사 말하는 거지? 다른 때였으면 이런 신이 있다는 거 자체가 성가시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겠지만, 요즘 같아서는 사실 놀랍지도 않아. 네 말대로 여기까지 너를 도와줬으면, 앞으로 좀 힘들어도 너를 계속 돕지 않을까. 나에게는 뭐 그거면 되는데. — 씬 |
키타바의 식욕이 신자들의 예상보다도 더 심하게 커지고 있는 것 같아.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갔던 모양이더라. 운하가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이었어. 추종자들이 운하를 거대한 먹이 공급로로 바꿔서는 더 빠른 속도로 음식을 입에다가 들이붓는 걸 보면. — 키타바 |
라마코의 빛이여! 너 해냈구나! 신과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저 굶주린 놈을 해치워 버렸어!
네가 해낼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나로 버텨왔지만, 그래도 밤이면 이게 다 헛된 꿈일까 싶어 잠에서 벌떡 깨곤 했었어. 그런데 진짜로 성공해 버리다니! 누가 너를 보고 유배자라고 하겠어. 진짜 존경해. 세상 모두가 너를 존경할 거야.
이거 특별한 순간을 위해서 남겨뒀던 건데, 많지는 않지만 이제 네 거야. — 키타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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