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니아의 일지 I Text Audio /1
이름
'아틀라스'라는 곳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엘더와 쉐이퍼가 영토를 두고 다투면서 이곳은 폭력을 상징하는 곳이 되었다. 우리가 싸웠던 이형의 이면에는 알려진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이 사라지면서 이곳은 공물과 위로로 우리의 욕망을 달래듯 본래의 유순한 땅으로 되돌아갔다.

유배되기 전, 인간의 상스러운 면을 알게 되기 전에 나는 테오폴리스 축제에서 거울의 전당을 배회했다. 깜빡이는 횃불 아래 나의 모습이 무한히 비치고 있었다. 어떠한 지평선도 나를 가리지 못했건만, 거울상이 멀어질수록 나의 모습 또한 흔들리며 점차 어두워졌다.

아틀라스의 안개가 바로 그렇다. 연무도, 습기도, 흐릿한 실안개도 없다. 오로지 나의 의지, 생각, 기대만이 드넓은 공간에서 무수한 거울상처럼 비칠 뿐이다. 순수한 이에게는 천국이겠지만, 우리는 악으로 가득한 필멸자가 아닌가.

이곳에선 욕망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적이다.

절제하는 베리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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