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릴리 로스 선장이야. 레이클라스트로... 가려고 준비하는 중이지. 미치광이들이 만들어둔 화형대에서 죽느니, 유배자로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더라고.
여기서 빠져나갈 생각이 있다면, 얼른 배에 올라타도록 해. 후회의 눈물을 흘릴 여유는 없을 테니 말이야. — 소개 |
공짜로 돕는 게 아니란 거나 명심해둬. 댁은 나에게 빚을 진 거야.
밧줄을 풀어라! — 레이클라스트로 항해 |
이제 당분간은 안전하겠군. 그럼 제대로 자기소개를 해볼까.
난 릴리 로스야. 맞아, 그 {유명한} 로스 가문의 일원이지. 날 '밀수업자'나 '해적' 따위로 부르는 놈들도 있는데, 그보단 '해양 사업가'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자칭이긴 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필요한 게 있거나 어여쁜 아가씨와 수다를 떨고 싶다면, 날 찾아와. — 소개 |
아는 사이 {였지}라고 하면 알아들으려나. 이제는 관심도 없는 것 같지만. 네사라는 계집에게 눈이 돌아간 모양이더라고.
타클레이와는 함께 오리아스 전역에서 밀수를 했었어. 좋은 시절이여. 럼주를 옆에 끼고, 소금기 섞인 바람과 마주하며, 자유를 만끽했지. 해군이 뒤꽁무니에 따라붙긴 했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타클레이가 어느 순간부터 아이를 갖고 싶다는 거야. 그래서 곧장 헤어졌지. 바다의 공포 릴리 로스께서 물에 불은 익사체처럼 배를 부풀릴 순 없는 거 아니겠어.
그래도 옛날처럼 함께 일하는 게 나쁘진 않네. — 타클레이 |
빌어 처먹을 놈이지. 나를 무슨 온갖 잡놈들과 나뒹구는 여자인 줄 알더라니까.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분위기는 잡을 줄 아는데, 면상이 영 별로였어.
녀석을 보면, 내 조부이신 웨일럼 로스가 떠올라. 솜씨 좋은 시인이자 악당이라는 점에서 말이야. 뭐, 베스텔의 실력이라고 해봐야 '썩은니' 로스가 내뱉은 가래침만도 못하갰지만.
흠흠...
"눈이 멀어버린 내 뺨에 입맞춰주오." 선원이 청했네.
그 말에 독시는 요리를 대접하며, 솜씨를 발휘했다네.
불 붙은 배가 파도 너머로 모습을 감추니
저승길 가는 노잣돈으로 육두구라도 던져주세!" — 베스텔 |
갈 곳을 찾아 떠도는 나그네 같은 행색이로군. 마침 오리아스에서 챙겨놓은 잡동사니가 있거든?
여행 중에 도움이 될만한 물건도 있지 않겠어? 뱃사람의 부적이나, 병째로 들이켤 술 따위 말이야.
한 번 살펴보도록 해. 협상은 뭘 살지를 정한 후의 일이야. — 거래 |
웨일럼 로스라...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하나 들려주지.
거대하고 흰 레비아탄과 마주친 선원들이 혼비백산하던 순간, 웨일럼은 하나 남은 작살을 노포에 장전했어. 그리고는 바다와 하늘에 맹세했지. 홀로 남게 되더라도 염수왕의 자식을 죽이겠노라고 말이야.
노포에서 튀어나온 작살이 갈비뼈 사이를 꿰뚫자, 괴수는 성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어. 파도 너머에서 퍼져나간 피구름은 바닷물 속에서 피어난 붉은 장미와도 같았다나. 믿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어두웠던 바다가 더 검게 변해갔다더군.
웨일럼 로스는 괴수의 뼈를 검은 물마루 호의 골조에 덧댔지. 그렇게 '썩은니' 로스는 전설이자 해적의 영웅으로 거듭났지. 그 영감의 귀에 들어갈 만한 활약을 펼쳐서, 이 손녀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야. — 웨일럼 로스 |
할아버지의 배에 매달려 있던 검은 깃발을 찾았단 거야? 검은 물마루 호는 항해에 최적화된 선박이었어. 지금은 망할 묫자리에서 골조만 남은 채로 썩어가고 있지만.
그나저나 그 깃발이 왜 거기 있었던 거지? 설마 머베일이... 아니야. 그런 생각은 하면 안 되겠지. 로스 가문의 수장이 촉수나 뻗쳐대는 쭈그렁 할망구에게 당할 리가 없으니까. 할아버지도 분명 어딘가에 살아계실 거야. 조난이라도 당하신 거겠지.
염수왕이 머무는 암초까지 무사히 갈 방법부터 찾아야겠네. 검은 물마루 호보다 빠른 배가 없기는 하니... 로스 가문의 유일한 혈육으로서 허락할게. 봉화대로 가서 그 깃발을 불태워줘. 로스 가문이 소유했던 난파선과 유명 선박들을 소생시킬 수 있단 전설이 진짜인지 확인할 기회니 말이야.
여기서의 일을 끝마치는 대로, 검은 물마루 호를 타고 할아버지를 찾아볼 생각이야. 따개비 따위에 목숨줄이 끊어지실 분이 아니니까, 분명 어딘가에 살아계실 거야. — 검은 깃발 |
염수왕이라면 잘 알아. 해적에겐 기본 소양이지. 나도 만월이면 반항적인 선원놈들을 적잖이 빠트려 봤어... 옛 왕을 깨우지 않으려고 말이야.
저 아래에서 염수왕이 깨어난 거라면, 우리같은 폐로 숨쉬는 것들에겐 좋을 게 없을걸.
머지않아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겁탈하고 잡아먹을 거야. 인간의 자궁을 빌려서 자기 새끼를 낳게 한다더라고.
그래, 그런 작자가 실제로 존재하는 거야. 오리아스에서 온갖 피난민들이 계속해서 밀려들고 있으니... 뱃삯은 올려받을 수 있겠네. 생각해 봐, 그런 호색한 해신이 있는 상황이야, 지금. — 염수왕 |
검은 물마루 호가 제 모습을 되찾았어! 할아버지는... 머베일이 그런 짓을 저질렀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니까. 빌어먹을 년 같으니라고. 그래도 영혼만큼은 자유로워지셔서 다행이야. 언젠가는 손녀를 다시 찾아오시길 바라야겠군.
당신이 염수왕을 처리해준 덕분에, 뱃사람들도 안심할 수 있게 됐어. 덩치만 더럽게 큰 갑각류의 변덕 때문에 바다가 들끓을 일도 없겠지. 아랫배가 뜨거워지는군... 욕정에 굶주린 아가씨처럼... 바다가 나를 부르고 있어.
어쨌거나 새로운 배를 얻을 때까지는 라이온아이 초소에 머물러야겠어. 괜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자 노릇이라도 하면서 타클레이와 시간이나 죽일 거니까. — 염수왕 |
나에게 빚진 걸 잊지는 않았겠지? 그 엄청난 빚을 갚을만한 방안이 하나 있긴 한데 말이야.
망할 광신도들이 오리아스에서 빠져나온 피난선을 약탈했다는 소식은 들어봤을 거야. 이 몸의 대단한 항해술이 없었더라면, 우리 역시 같은 꼴을 당했겠지. 어쨌거나 그렇게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해안까지 밀려들어서 산 송장이 되었다더군.
그 근처에 피눈물을 흘려가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어. 그걸 알면서도 산 송장에게 갈가리 찢겨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
황혼의 해안을 돌아다니는 산 송장들만 처리해 준다면, 빚은 없던 거로 해주지. 덤으로 보상도 얹어줄 테니까, 무사히 빠져나오기나 하셔. — 황혼의 해안 |
정말 끔찍한 광경이로군. 수많은 오리아스 인들이 목숨을 잃고, 산 송장이 되어버렸으니까. 저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줘서 고마워.
자, 덤으로 얹어준다고 했던 보상이야. 바다는 수많은 것을 앗아가지만, 수많은 것을 베풀기도 하는 곳임을 알아둬. — 황혼의 해안 |
낚싯대에 매달기 전에 얼른 갑판에 그 궁둥이 붙여! — LillyCallOut |
나한테 묻는 거야? 이 위대한 바다의 여주인 릴리 로스께서 어떻게 널 찾아냈는지? 뭐가 뭔지도 모를 이 신이 버린 땅 조각 위에서?
뻔하잖아. 영감이랑 만나게 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려고 왔지. 그런데 죽은 짐승을 갖고 이 근처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다는 게 바람을 타고 느껴지더라.
혹시나 신이 버린 이 산 곳곳에 네 시체가 흩뿌려져 있기라도 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것 좀 봐라? 우리 유배자님께서 빈둥대며 시간이나 보내고 계시네?
웨일럼 영감 뼈에 아직 마석학쪽 힘이 남아있는 게 다행인 줄 알아. 도대체 어쩌다 이딴 데까지 오게 된 거야? — 구조 |
어디 보자. 아마 오리아스로 좀 태워다 달라고 할 분위긴데... 식인하는 신 키타바를 이번에야말로 영원히 끝장내버리려고?
뭐 안 될 거 없지. 테오폴리스라면 아직 어마어마한 보물들이 그대로 잠들어 있을 테니까.
말만 해. 돛을 올릴 테니. — 오리아스 |
준비는 됐어? 때맞춰 왔네. 영감 말로는 뭐라더라, 마석학적 바람이 딱 좋게 불고 있다던데. — 오리아스로 항해 |
네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를 동안에 나름대로 사냥 좀 해 봤지. 배를 꽉 채울 정도로 모아놨어. 나름... 힘들게 구한 거야.
한 번 봐봐. 혹시 너 앞길에 도움 될만한 게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어. — 힘의 마석 |
너 이번에도 빚진 거야... 배 태워준 거 알지? 뭐 괜찮아. 난 길게도 볼 줄 아는 그런 여자라서 말이지.
나중에 또 네 신세 질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빚은 그때 갚으셔.
좋아, 이제 네 할 일 해야지. 살릴 이들도 있고, 죽여야 하는 신들도 있으니 잘 한번 해봐. — 환영 |
배넌은 진짜 사이렌 그 자체일 거야. 그 꼴로 망가져 놓고서도 저렇게 섹시하다니! 터질 듯한 근육에 샛노란 머리칼이란... 이해할진 모르겠지만, 배넌의 그 대포...는 배의 돛대보다 더 길걸...
신성하네 어쩌네 하는 놈들 소속이라는 게 안타까운 일이지. 뭐 그렇게까지 나쁠 건 사실 없어. 릴리 로스 님께서는 도전을 사랑하시니까. — 배넌 |
배넌이라, 내 장담하는데 침대에선 강력한 악마 같을 거야. 제복 입은 사람치고 못난 사람 못 봤거든!
그러면 뭐 하나. '빛의 신'인지 뭔지 하는 쓸데없는 거로 변해버린 마당인데. 아직 어딘가에 인간적인 면이 숨어있을 거라 믿긴 하지만, 그 남자 침대에 기어들어 가는 게 처음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모르겠어. 미래의 해적 여왕님이랑 뒹군다 해도 과연 숨어있는 곳에서 끄집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가 볼 때는 이노센스 그 자식이 배넌을 완전히 차지해 버린 거 같아. 무슨 피 빨아먹는 거머리도 아니고. 세상의 모든 본능적인 즐거움을 제거해버릴 모양이야. 다만 내가 그런 세상을 별로 안 좋아해서 말이야. — 이노센스 |
사실 아는 게 별로 없어. 숨이 붙어 있는 한 우리에게 좋을 건 없다는 정도? 키타바가 작정만 하면 암만 바다 멀리 나가봤자 와인 한 잔 들이켜듯 삼키기만 해도 그사이의 바닷물이 다 사라지겠지. — 키타바 |
벌써 옛날 일이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사략선들이 눈물방울을 빼앗아가서는 성유물 보관실에 던져넣고 나는 노예 우리에 던져넣더라. 그걸 뭐 작동까지는 못 시킨 거 같다는 게 정말 다행이지.
조금 힘들기는 했어도 다른 범죄자들이 도와줘서 노예 우리를 탈출해서는 보관실에까지 들어갈 수 있었어. 놈들이 털어간 건 다시 털어내야 할 거 아냐.
문제는 거기 있던 템플러 놈들 규모를 완전히 잘못 판단했었다는 거야. 가까스로 내 몸은 빼냈는데, 그때 있던 동료들은 운이 없어서... 너처럼 레이클라스트로 보내지는 신세가 됐을걸.
아마 만나봤을지도 모르겠는데. 크레이틴, 알리라... 그리고 오크라고. — 눈물방울 |
배 좀 타는 애들이라면 소아사는 다들 알지. 도시라고 말은 하는데, 사실 그보다는 도살장에 가깝달까.
그 늙은 소금맛이 시민들을 무슨 저장고의 음식 취급하면서 직접 다스렸다던 곳이야. 그런 꼴을 피하려고 백성들이 다들 왕의 가족이 되고 싶어서 온갖 애를 썼다던데. 그래, 이쁜이 네사가 결국 그렇게 된 것처럼 염수왕의 아내가 못 되어서 안달이었대.
뭐 네가 더 잘 알겠지만 염수왕은 결국 바다 아래에 잠들었고, 도시도 그 덕분에 무주공산인 상황이라 하니까. 운 좋은 애들은 새 삶을 찾아서 무너지는 산호 더미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거기에 남은 것만 해도 아직 어마어마할걸. — 소아사 |
염수왕이 이제 게살이 됐잖아.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그놈의 영역이던 고대의 도시 소아사가 약탈하기에 딱 좋게 무르익었다는 거야.
영감 로스가 아직 멀쩡하게 항해하던 시절에, 그 희한한 도시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찾아봤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지금 꼴이 좀... 곤란해졌잖아. 네가 마무리를 해 줘야겠어. 눈물방울이라고 해서 사람 머리통만큼 큼직한 진주에 그 해저 도시의 위치에 대한 단서가 새겨져 있거든.
사실은 내가 그걸 연구해서 위치를 알아내기 거의 직전이었는데, 빌어먹을 템플러 쪽 사략선들이 내 배를 털고서는 눈물방울을 테오폴리스에 있는 성유물 보관실인가에 던져놨었어. 내 말은, 지금이야말로 그 눈부신 진주를 되찾기에 딱 좋은 때라는 거지.
할 수 있을 거 같아? 사례는 할게. 하는 거 보고 빚도 없던 거로 해줄 수도 있고. — 소아사로의 지도 |
유배자! 너 진짜 급이 다르구나! 이 이쁜이를 다시 보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를 거야. 눈물방울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멀쩡한데. 하긴 템플러 놈들이 흔히 털어대는 싸구려 보석이랑 비교할 순 없겠지.
당장은 여기 좀 더 있을 테지만, 상황이 일단락되면 난 영감이랑 소아사를 찾으러 떠날 거니까 알아둬. — 소아사로의 지도 |
맥주 큰 걸로 한 잔이든 이쁘장한 남자든 여자든 간에, 뭐든 취향대로 골라봐.
이런 오리아스의 유배자가 또 있을까. 혼란에 빠진 테오폴리스에 돌아와 미쳐 날뛰는 식인 신을 처치하다니... 시대를 넘어서까지 널리 전해질 노래가 될 거야.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축하한다고 친구. 작년에 누가 나에게 신을 죽이는 사람이랑 동료가 될 거라 했으면 무슨 헛소리냐고 내뱉었을 텐데. 내가 볼 땐 느낌 좋을 때 많이 좀 쉬어두는 게 좋을 거 같아. 오리아스든 레이클라스트든 다른 누구든 간에, 또 너에게 도와달라고 하기 전에 말이야. — LillyOnKitavaDead |
세상에, 정말 해냈군! 오랜 세월 이어지던 키타바와의 결투에서 이기다니! 선원들이 대대로 당신의 승리에 관한 뱃노래를 부르겠어.
하지만 듀얼리스트, 내가 당신에게 배운 것이 있다면, 항상 모자란 듯하게 주는 게 최선이라는 사실이지. 이제 맥주 한잔하고 새 출발을 하자고. 재건은 우리 같은 건달보다 적임인 사람들에게 맡기고. — 키타바 |
암울한 날이네. 인간이 자기가 섬기던 신들을 쓰러뜨렸으니. 투코하마는 숭배의 대상이고, 키타바는 증오의 대상이나... 모두 카루이 신이지. 당신은 힘든 여정을 거치고 힘든 전쟁을 치렀어.
어때, 머라우더? 이제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나? 말만 하면 바로 당신네 군도로 출항할 수 있어. 이 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나면 그때 다시 보러 오면 되겠지. — 키타바 |
오늘은 당신이 이겼지만, 완전히 기진맥진해 보이는군, 위치. 한동안 금지된 비술서에나 얼굴을 파묻고 있거나... 어떻게든 여가를 즐기는 게 좋겠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재건 활동이나 정직한 일에는 어울리지 않잖아.
그냥 말만 하라고. 그럼 바로 출발할 테니까. — 키타바 |
보기보다 많은 유혈 사태를 경험한 것 같군. 이제 어둠을 벗어나 정직한 해적질과 노략질을 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어때, 쉐도우? 이 정직하고 모범적인 친구들이 자기네 일을 마치면 다시 확인해 보자고. — 키타바 |
그래, 템플러, 키타바를 처치하고 오리아스와 레이클라스트의 선량한 시민들을 구했지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지? 당신네 신들은 얼어붙은 남부에서 자발적인 추방자가 되어야 할 거야. 당신을 도와 이노센스를 찾는 항해를 계속하는 건 재미있기는커녕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내가 그 정도는 해줘야겠지.
미안하지만, 그를 찾을 순 없을 거야. 하지만 아무래도 목적지보다는 당신들과 함께하는 여정 자체가 중요한 거 아니겠어? 일 년 정도 돌아다닌 후에 다시 돌아와서 이 점잖은 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 보자고. 당신이 좋다고만 하면 바로 출발하겠어. — 키타바 |
참 우스운 일이지, 레인저. 레이클라스트 및 오리아스 전역에서 싸운 끝에 이제야 홀로 남겨졌다니 말이야. 나도 이제는 좀 조용히 평온을 즐기고 싶어. 괜히 재건 활동에 휘말리기 전에 우리 둘만 여길 떠나 항해를 시작하는 게 어때? 일이 다 끝난 후에 언제든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
괜찮은 생각이지? 당신이 좋다고만 하면 바로 출발하겠어. — 키타바 |
아무래도 세상을 구하는 일은 끝난 것 같네. 솔직히 난 한 번도 당신 능력을 의심한 적이 없어, 사이온. 그런데 이젠 뭘 할 거야? 왠지 당신 같은 여자는 도전을 앞둬야만 생기를 찾을 것 같은데. 세상은 넓고, 당신이라면 어디든 가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내가 이 배로 당신을 데려다주겠어. 우리 목숨을 다 구해 줬으니 나도 그 정도는 해야지.
그냥 말만 해. 그럼 미래를 향한 항해를 시작할 테니까. — 키타바 |
여기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 키락은 정말 설득력이 굉장하거든. 평생 드넓은 바다를 떠돌며 노략질만 하고 살았던 내가 시민 선봉대의 해군 장교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그들은 내가 이 마을의 재건을 돕고 교역 및 운송 사업을 지원해 주기만 하면, 해적질을 하면서 저지른 죄를 모두 사면해 주겠다고 했어. 아주 조용한 삶이 되겠지만, 그것도 나름 보람은 있겠지. 땅개로 사는 것보다는 뱃사람으로 남는 게 좋을 테니까. — 카루이의 바닷가 |
내가 젬을 넣어 둔 상자를 가져올게. 사내 마흔 명을 인사불성으로 만들고 남을 술도! — 은신처로 초대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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